Neoteny

반응형
이제까지는 필리핀에서 어학연수 도시로서는 주로 마닐라만이 거론되어 왔었다. 물론, 마닐라는 필리핀의 수도이자, 거대 메트로(Metro) 도시로서 부가적인 장점 또한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던 것이 90년대 중반부터 필리핀 중부의 일로일로 시에서 어학연수가 시작되고 최근 3-4년 전부터는 마닐라 북부의 고산도시 바기오, 필리핀의 유명 관광도시 세부, 필리핀 중부의 바콜로드 등으로 어학연수 지역이 확대되게 되었다.

필자는 필리핀에 잦은 방문 뿐만 아니라, 모든 어학연수 도시를 두루 방문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필리핀 전 도시를 방문함으로써 갖을 수 있는 장점은 상호비교가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수생과 어학연수 관련기관 담당자들의 경우에는 한 지역에만 머물게 됨으로써 각 지역의 장단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또한 각 지역의 다른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이 교차됨으로써 필리핀 연수에 대한 이해가 엇갈리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따라서, 본인의 영어실력, 언어적 재능, 취향, 예산계획 등을 고려해서 적절한 연수도시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다

여기에서는 각 연수지에 대한 개괄적인 특징에 대해서만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 마닐라

우리가 흔히 마닐라라고 부르는 도시는 필리핀의 수도인 '메트로 마닐라Metro Manila'를 의미한다. 'Metro'는 궂이 우리말로 번역하면 '거대도시'라는 의미 정도이다.
이 '메트로 마닐라' 안에 여러개의 City가 있는데, 서울의 '구'에 해당되는 정도의 행정구역이다. 그 속에 또 '마닐라 시티'가 있다. 따라서, 마닐라라고 하는 것의 의미는 필리핀의 수도인 '메트로 마닐라'를 뜻 하는 의미일 수도 있고, 그 안의 '마닐라 시티'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둘 중에 우리가 흔히 의미하는 마닐라는 '메트로 마닐라'를 뜻 한다.

마닐라는 필리핀의 행정의 중심인 동시에 산업,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바다를 접한 마닐라 만을 통해서 바다를 끼고 있으며 스페인 통치시기부터 필리핀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마닐라 만 근처에는 '인트라무로스' 등과 같은 스페인 시대의 유적지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메트로 마닐라는 크게 3개의 영역으로 나눠진다.
마닐라 시내는 '파시그' 강으로 남북의 지역이 나뉘어 지는데 '파시그' 강의 남쪽은 '마닐라 시티'의 중심으로 '리잘공원', 스페인 시대의 거리 '인트라무로스', 관광유흥지인 '에르미타', '말라테', 주택가가 있는 '파크', 공항이 있는 '파사이 시티', 좀 고급스러운 주택지가 있는 '파라냐케 시티', 억만장자가 사는 고급주택가, 은행, 오피스, 고급 호텔, 쇼핑센터가 있는 필리핀에서 가장 고급 지역인 '마카티 시티' 등이 있다.

강의 북쪽지역은 시장이 있는 '키아포', '차이나타운(비논도)', 학생가인 '산타로사', 빈민촌이 있는 '톤도', 조금 북쪽에는 '모뉴멘트'와 '나보타스'가 있다. 마닐라의 진짜생활인 빈곤을 알 수 있는 서민 거리로 최근 외국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남쪽의 '마카티 시티'에서 'EDSA' 대로를 따라 북쪽으로 가면 '퀘손시티'(QUEZON CITY)가 있는데 전쟁이 끝난 이듬해부터 1976년까지 필리핀의 수도였던 곳으로, 길이 비교적 깨끗하고 넓으며 푸르름이 가득하여 다소 분위기가 다른 지역이다. 필리핀 국립대학(UP)이 '퀘손 시티'의 '딜리만'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이곳 '퀘손 시티'에 수 많은 연수학교가 위치해 있다. 입지적으로 필리핀의 양대 명문대학인 'UP'와 '아테네오'대학이 있고, 타 시티에 비해서 생활환경이 비교적 깨끗한 편이기도 하다. 이외의 '마카티 시티'와 '마닐라 시티'에도 몇 곳의 연수학교가 있다. '퀘손 시티'에 비해서는 번화한 장점이 있지만, 주거비용이 비싸고, 생활환경이 만만치 않은 곳이기도 하다.

마닐라는 필리핀 지방 사람들에게는 '꿈의 도시'라고 인식되기도 한다.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지저분하고 별다른 장점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없는 것이 없는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로 꿈을 찾아서 마닐라로 상경하고 있기도 한다. 이는 곧바로 마닐라의 도시빈민층을 형성함으로써, 마닐라에 아시아 최대의 슬럼가를 형성하기도 하고, 마닐라의 심각한 도시문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마닐라에 처음 도착하면, 일단 동남아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다. 빈곤이 적절히 묻어나는 분위기는 '지프니'라는 양철판으로 개조한 교통수단만으로도 느낌을 가질 수가 있다. 또한 70년대 서울거리를 연상시키는 풍경들이 여기저기 펼쳐지기도 한다. 엄청난 매연을 뿜어대는 버스, 번잡한 시장들, 거리의 쓰레기들, 변변치 못한 건물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하지만, 번화도시인 '마카티 시티'를 가게 되면 현재의 서울보다도 더 고급스럽고 번화한 풍경에 부딪히게 된다. 어마어마한 백화점에 깨끗한 거리,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서울보다도 더 국제도시 같은 분위기이다.

바로, 70년대와 최첨단 현대가 공존하는 면은 마닐라만의 독특한 면모이며, 매력이기도 하다. 마닐라는 동남아 대도시의 독특한 일면과 필리핀의 여러 단면을 경험하기에는 가장 적절한 도시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방의 여러 도시에 비해서 매연 등의 공해가 상대적으로 엄청나다는 점, 그리고, 주거와 생활비용이 필리핀의 타 도시 보다는 많이 지출된다는 점은 단점에 속하는 내용이다. 또한 오랜 동안 외국인들과 접촉을 해 와서 인지 모르지만, 지방의 필리핀인들에 비해서 친절함이 매우 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 세부

세부는 지도상으로 보면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필리핀의 정 가운데 정도에 위치한 도시이다. 마닐라 동남쪽으로 '비사야' 섬들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서쪽으로 '네그로스' 섬과 동쪽으로 '보홀' 섬을 두고 있다. '보홀' 섬은 기이한 지형인 '초코릿 힐' 동산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필리핀의 정 가운데 위치한 점으로 보아도 이 도시가 스페인 점령 초기에 중심지 역할을 한 이유를 쉽게 알 수가 있다.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와 성벽, 기념비 등 역사적 유적지 등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한국 신혼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태국'을 제치고, 한국에서 허니문 관광지로서도 유명세를 달리 하고 있다. 에메랄드 빛의 바다와 남국의 야자수 나무와 어우려진 섬이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고급 리조트 들이 즐비하며, 전세계의 휴양객들의 발길이 분주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광지로서 세부는 '남국의 여왕도시'라는 애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한 애칭은 세부섬 바로 앞의 막탄섬에 위치한 고급 리조트 등지에서만 부를 만한 이름이기도 하다. 세부 본 도시는 또한 제3세계 국가의 문제인 빈곤과 약간의 지저분함이 도처에 느껴지기도 한다.
빈부격차 또한 상당한 수준임을 느낄 수 있다. '베버리 힐즈'라고 불리우는 곳에서 화교계 부자들의 어머어마한 저택이 위치해 있는 반면 가난한 필리핀인들의 생활상은 참으로 열악하기만 하다.

최신트럭을 '지프니' 형태로 개조한 것이 많아 마닐라에 비해 공해가 상대적으로 덜하며, 도시의 번잡함도 덜하다. 전통적인 관광도시로서 가 볼만한 곳도 많으며, 필리핀의 중심지역에 위치함으로써 사방으로 여러 곳에 여행하기에 편리하다.



★ 바기오

바기오는 1997년 북한의 황장엽 비서가 우리나라로 망명하기 위해서 잠시 도피했던 장소로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도시이다.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250km 떨어진 해발 1,500m의 고원도시로, 일반적인 필리핀 풍경과 다른 점들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야자수가 아닌 소나무를 볼 수 있으며 딸기, 배추 같은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기도 한다. 또한 필리핀의 밤낮을 가리지 않는 무더운 날씨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밤에는 시원하다 못해 추위에 덜덜 떨기까지 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후로 인해서 마닐라인들에게 첫번째로 꼽히는 신혼 여행지이기도 하다. 필리핀의 가장 더운 시기인 3-5월 사이에는 마닐라의 관공서가 옮겨 옴으로써 필리핀의 '여름의 수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무더운 날씨를 피하고 대도시보다 저렴한 물가를 느끼고자 한다면 바기오도 어학연수지로서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도시의 규모가 워낙 작다 보니 쉽게 지루해 지고, 마닐라와 같은 대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필리핀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경험 측면에서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 일로일로

일로일로는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1시간 남하하는 거리에 위치한 필리핀에서 4번째로 큰 '파나이' 섬의 주도이다. 마닐라와 세부의 중간 정도의 위치를 생각하면 된다. 지방도시로 생각하기에는 필리핀에서 나름대로 규모가 큰 도시에 속한다.

오랜 역사를 반증하듯 수많은 역사적인 건축물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훌륭한 해변도 갖추고 있다. 필리핀 중부지역을 일컫는 '비사야' 지역의 오랜 역사적 중심지로서, 선사시대 화석부터 종교 유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지역 유물을 일로일로 박물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일로일로' 시가 위치한 '파나이' 섬에는 세계적인 관광지인 '보라카이 비치'가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북동쪽의 '칼리보' 라는 지역에서 배를 타고 가면 된다. '일로일로' 에서 '칼리보' 까지는 버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별도의 연수학교는 없는 듯 하고, 'UP 일로일로' 분교에서 방학을 이용한 수업과 개인튜터 식 연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 바콜로드

사탕의 섬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광대한 사탕수수밭이 펼쳐진 '네그로스' 섬의 서부지역의 주도이다. '일로일로'와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1-2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필리핀의 지방도시 중 의외로 깨끗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도시이다. 이 얘기는 다른 도시에 비해서 깨끗하다는 얘기임으로 서구 도시나 우리나라의 신도시 같은 이미지를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도시 규모 자체도 비교적 큰 편이며, 사탕수수 생산이 많은 섬의 특징으로 필리핀 지방 도시 중에서는 부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곳이라고 한다. 현재는 섬의 타 지역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많아, 빈곤 및 슬럼화 문제를 겪고 있기도 하다고 한다.
'라살대학' 바콜로드 분교에서 한국학생 단체를 위한 수업이 이루어지고 그 외에는 개인튜터 수업으로 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 두마게테

'네그로스' 섬의 동부지역의 주도이다. 도시 규모가 매우 작은편이며, 직접 방문해 본 결과 그 전에 듣던 것이나 여행책자에 읽던 것에 비해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기는 어려웠다.
시의 한쪽 지역 전체를 '실리만' 대학이 뒤덮을 정도로 대학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며 전체 인구에서 대학생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다.
이곳 '실리만' 대학에는 상당수의 한국학생들이 재학하고 있고, 선교사들의 주선으로 개인튜터 식의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학생들도 만나 볼 수 있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