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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붓자, 청약통장별 내집마련 전략


4일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은 김모(42·회사원) 씨는 “은평뉴타운 32평형 아파트는 청약저축 가입자만 신청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허탈해 했다. 지난해 판교 청약 열풍을 보고 청약저축에서 예금으로 바꾼 게 화근이었다.

전문가들은 “미리 분양계획을 알아보고 청약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이 같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올해 서울 뉴타운 재개발과 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청약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 청약제도에 주의해야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살고 있는 A 씨는 지난해 판교 청약 때의 기억이 뼈아프다. 40평형대를 노리고 입주자 모집공고일(지난해 8월 24일)에 맞춰 경기지역 400만 원짜리 청약예금을 신청했지만 27일부터 청약 1순위 자격이 생긴다는 답변을 들은 것. 불과 사흘 차이로 1순위를 놓치게 된 것이다.

2004년 8월 27일에 청약예금 예치금액을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늘린 게 실수였다. 현행 청약제도에서는 예치금액을 한 번 늘리면 1년(줄이는 것은 상관 없음), 두 번 이상 바꾸면 2년이 지나야 바뀐 통장으로 청약 1순위 자격이 생긴다.

또 외환위기 직후에는 한 집에서 여러 개의 통장으로 동시청약이 가능했지만 2002년 9월 4일 이후 새로 가입하면 가구주만 청약 1순위 자격을 인정받게 됐다.

○ 맞춤형 청약전략

정부는 2008년부터 자녀 수, 무주택 기간, 가구주 연령,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에 따른 청약가점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통장별 청약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청약저축 가입자는 청약가점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데다 올해 9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집값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청약해야 한다.

청약부금 가입자는 청약 기회가 많은 청약예금으로 바꾸는 게 좋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공공주택이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등 청약부금 대상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청약예금 가입자는 올해 뉴타운에서 본격적으로 쏟아질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 주택 소유 여부와 연령대에 따른 청약 전략도 신경 써야 한다.

부양가족이 많고 가구주 연령이 높으며 무주택 기간이 길면 공공 아파트 청약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이미 집을 갖고 있는 20, 30대 사회 초년생이나 독신자는 2010년부터 민간택지 중소형 아파트에도 청약가점제가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무주택 기간이 5년 미만이고 가구주 연령이 낮은 신혼부부들은 분양에 당첨될 확률이 낮고 자금 여력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신규 임대 아파트 청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전무는 “내년에 새로 나오는 대형 택지지구 내 임대아파트는 내부시설이나 주거환경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신혼부부들이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 올해 유망 청약물량

올해 분양시장은 규모 면에서 지난해보다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전국에서 분양되는 주택(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포함)은 46만7524가구로 지난해 예정 물량(39만8442가구)보다 6만여 가구 이상 많다. 특히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은 19만477가구로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서울 지역에서는 단연 은평뉴타운이 눈길을 끈다.

은평뉴타운은 서울 거주자에게만 1순위 청약자격이 주어지는데 입주자 모집공고일 이전까지 서울로 주민등록을 옮긴 수요자도 청약할 수 있다. 32평형은 청약저축 가입자 가운데 무주택기간이 5년 이상이고 납입액이 많은 사람들이, 중대형은 청약예금 가입자(서울 기준 600만∼1500만 원)들이 각각 경쟁을 벌이게 된다.

또 은평뉴타운의 후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가좌2구역, 불광3구역 재개발 구역과 지하철 9호선 호재가 있는 강서구 방화뉴타운, 마곡지구, 동작구 흑석뉴타운 등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경기 남양주시 진접지구, 고양시 행신2지구, 시흥시 능곡지구, 용인시 흥덕지구가 20만 평 이상 규모로 분양 물량이 많아 수도권 주민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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