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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9년 상반기부터 고액권 발행

한국은행이 그동안 논란이 됐던 고액권 발행에 대해서 종지부를 찍고 오는 2009년 상반기부터 5만원과 10만원권을 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에서 이미 고액권 발행에 관해 결의안을 결의안을 채택했고 재경부도 이제는 크게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어서 추진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1973년에 만원권이 처음 나왔으니까  오는 2009년에 고액권이 발행되면 36년만에 새로운 고액권 시대가 되는 건데요.

한은은 그동안 물가가 12배 이상, 국민소득은 150배 이상 늘었지만, 최고 액면 금액 만원은 그대로 유지돼 왔기때문에 비효율적이었다는 입장입니다.

궁금한 것은 고액권이 도입되면 우리 생활은 어떻게 되느냐가 될텐데요. 일단 상거래가 좀 편해집니다.

장사하는 분들은 돈 세고 보관하기가 쉬워지고, 국민들도 10만원 수표를 사용할 때처럼
일일히 신분증을 보여줄 필요가 없어집니다.

은행권에서는 비용이 절약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 10만원권 수표는 수명이 열흘 정도여서 발행하고 관리하는데  연간 2천 8백억원이 들어갑니다. 당장 이 비용이 절감되는 거죠.

또, 10만원권이 만원짜리 지폐 수요를 40% 정도로 대체할 전망이어서 은행권 전체로 보면 인건비를 포함해 1조원 정도의 경비가 줄어들 전망입니다.

한국은행은 은행들이 10만원권 수표 대신 지폐를 쓰게 되면서 은행들로부터 받는 이자 수입이 천 7백억 정도 늘게 됩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우선 고액권이 뇌물이나  탈세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10만권이면 007가방 하나에 10억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거액의 뇌물을 줄 때 과거처럼 사과상자나 탑차가 필요 없어지는 거죠.

사과상자 하나에 30억이 들어간다고 하니 음성적인 무자료 거래도 늘게 되고 지하경제 규모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화폐 인플레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요. 예를들면 직장인들의 경조사비나 아이들에게 주는 용돈의 단위가 높아 질 수도 있겠죠.

관심을 모으는  고액권의 초상인물은 오는 10월까지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모아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후보군을 보면 백범 김구 선생과 광개토 대왕이 내부 조사에서는 앞서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장영실을, 여성계에서는 유관순 열사와 신사임당을 밀고 있어서 누구를 하느냐를 놓고도 앞으로 신경전을 벌이게 될 것 같습니다.

2. 이용섭 건교부 장관, "부동산 불패신화 사그라들 것"

정부당국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대해 연일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어제 최근의  집 값 하락 정도로는 부족하고, 훨씬 더 떨어져야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현 정부들어 강남 집 값은 68% 올랐는데 올 들어 떨어진 것은 겨우 1% 수준이라는 겁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지금 부동산 시장은  불안한 안정세가 아니라 완전히 하향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앞으로 값싸고 품질좋은 아파트가 쏟아지고,보유세가 지금보다 강화돼 투기 이익이 세금으로 계속 흡수되면 부동산 불패신화는 사그라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건은 어디까지 떨어져야 하느냐가 될텐데요.

이 장관은 살 사람들이 이만하면 됐다는 수준까지 가면 지금과 달리 거래가 늘어날 것이고  그 수준을 적정 폭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몇 차례 말씀드린대로 지금 부동산 시장은 급매물도 거래가 잘 안되고 있습니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심리가 여전해서 경매 시장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법원경매 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98%로 3월의 101%에 비해 3%포인트 정도 떨어졌습니다.

아파트 낙찰률이나 입찰 경쟁률까지 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당분간 경매 시장에서도  매매자들의 눈치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3. 미국 증시 사상 최고치, 오늘 우리 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어제 미국 증시 상승 덕에 11포인트 올라서 1550선을 회복했는데요.(1553.30)

거래량이나 거래대금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들 역시 관망세를 보이면서 주식을 팔았는데요.

개인과 프로그램 매수세로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만약 외국인들이 오늘도 주식을 팔 경우에는 시장에서 이를 소화하기가 마땅치 않아 보입니다.

왜냐하면 기관 투자자들 정도가 대량으로 주식을 살 수 있을텐데 펀드 환매때문에 여력이 없고 현금 보유도 많지 않기때문입니다.

물론 오늘 새벽 미국 증시가 또 사상 최고치를 깼고, 전체적인 방향은 상승 추세지만 그만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겁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환율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일주일 넘게  930원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만약 930원 수준마저 무너지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수출주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어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할 때 부진한 편이었거든요.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에 어려움을 겪어서 매출이 떨어지고 있죠.

특히 현대차측은 아니라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금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기때문에  선뜻 투자를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시장에서는 IT나 자동차 같은 수출주가 주도주 자리를 회복해서 안정적으로 증시를 이끌려면  적어도 환율이 940원대는 돼야한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정명원 기자 cooldud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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