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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회사의 신입 사원은 대체로 26세가 많았다. 평균 대학 재학 기간이 6년인 시대이니 당연한 일. 휴학하고 이런저런 사회 경험을 쌓아 스펙을 채운 뒤 취업에 도전하다보니 노령이 된 것. 그래서 최근에는 2, 3년차 사원과 신입 사원의 연령이 비슷할 정도다. 경기 침체로 신입 채용이 줄다보니 자연히 막내 기간도 길어진다.
3, 4년차가 되어도 막내인 경우가 허다하고, 더구나 좋은 직장일수록 선배가 퇴사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고인 물처럼 서열 체계가 지속된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 사이업무 업그레이드가 늦어져 성취감은 덜하고 노동 강도가 높은 일만 계속 하게 되어 속상하기 쉬운 만년 회사 막내. 이른 나이에 사회에 입문하는 것이 손해가 되기 쉬운 이 직장 트렌드 속에서 막내를 탈피해 커리어를 성숙시키고, 업무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skill 1 나만 할 수 있는 전문 분야를 키워라
선배가 주는 일을 하나씩 받기보다는 비록 사소한 일이라도 자신 있는 분야를 특화시키는 것이 좋다. 주제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결론을 내는 연구소의 업무 특성상 막내는 중간 과정에만 참여해 수고는 수고대로 하고 공은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발표 자료라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언론에 노출되는 경우 그 효과는 만만치 않다.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하는 자료 가운데 언론에 기사화되지 않은 채 사장되는 자료는 얼마든지 많다. 연구 주제는 트렌드에 부합하게, 발표한 자료는 가급적 업계의 이슈가 될 수 있게 언론에 노출되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가급적 수치 데이터를 몇 가지 정도는 외우고 있는 편이 좋다. 어느 상황에서 질문이 들어왔을 때, 또는 관련 세미나 등에서 구체적인 수치 데이터를 언급하면 확실히 차별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ill 2 업무 외적인 사내 모임에서 리더 역을 맡아라
대기업의 단점은 누가 어떤 일을 하건 그 일이 그 사람을 특별하게 빛내 주기란 참으로 힘들다는 점이다. 이전 선배가 했던 일, 이전 동료가 맡았던 지역을 자신이 이어받아 하게 되면 결국 비교의 대상이 될 뿐 잘해봐야 본전. 운이 나빠 윗물이 계속 고여 있으면 계속 ‘따까리’ 신세. 이럴 때는 반대로 대기업의 장점을 이용한다. 업무 외적인 사내 모임이 활발한 대기업의 특성상 일하는 쪽이 아니라면 노는 쪽에서 감투를 쓰는 것이다. 사내 산악 모임 ‘짱’ 같은. 사내 공지 메일을 자주 날릴 수밖에 없는 ‘짱’의 특성상 윗급 사원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기회 또한 자주 찾아온다.

skill 3 외부 미팅 시 스스로 시니어로 행동하라
홍보대행사나 이벤트 업체 직원인 경우, 생각했던 것에 비해 나이가 어리거나 연차가 짧은 경우가 종종 있다. 업체 특성상 중소 규모의 회사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연차에 비해 대리, 과장 등 직급이 높다. 그러나 대외적인 업무로 만난 사람들은 연차로 대면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결정권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즉시 답을 주고, 업무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상을 주면 “어려 보이는데 보기와는 달리 노련하시네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또한 외부에 어필하는 좋은 방법이다. 아무래도 발표한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skill 4 직급보다 그레이드가 높은 업무에 관심을 가져라
과거에는 분명 ‘비서’ 하면 ‘보조’ 이미지가 컸다. 하지만 지금은 보조라기보다는 ‘보좌’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알고 보면 가장 폭넓게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것이 바로 비서직이다. CEO의 일정 관리는 물론 마케팅이나 인사까지 주요한 의사 결정에 가장 접근성이 높고 실제로 많은 CEO들이 비서의 의견을 의사 결정에 많이 참고한다. 기업의 의사 결정 진행이 갈수록 스피디해지면서 비서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마케팅과 인사, 노사 관계까지 관심만 갖는다면 자신의 직급보다 높은 정보를 접할 수 있고 공부할 기회가 많은 포지션을 이용한다. 실제로 이러한 경험을 살려 비서직에서 인사담당자로 이직, 이서하는 경우가 많다.

skill 5 옷차림과 말투를 바꿔라
단순하다. 상사와 동료들은 업무적으로만 판단하지 않는다. 말하는 말투나 입는 옷 스타일이 어려 보이면 부당하게 막내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 특히 전화 응대는 중요하다. 동료끼리 말하는 스타일을 보고 캐릭터를 파악하기보다는 ‘어떻게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가’를 보고 파악하기 때문이다. 가급적 또박또박한 말투와 정확하고 적확한 어휘 구사로 업무상 신뢰감이 높은 인상을 줄 것. 또한 상사의 취향과 비슷한 스타일로 옷을 입어 친근감을 높이되, 될 수 있으면 정장풍 의상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른 접근법으로는 조선일보를 읽는 것도 하나의 아이디어. 우리나라의 상사는 대부분 보수주의자들이다. 조선일보를 사랑하라는 말이 아니라 보수주의자들의 생각을 읽으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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