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teny

펀을 잡아라

2007. 9. 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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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거나 펀펀하거나

펀을 잡아라
김진수지음/김영사펴냄

지난해 sbsTv에서 방영된 진수테리의 특강프로그램을 들었다. ‘코리안 아메리칸’ 진수테리와 그녀의 ‘펀’ 컨셉과 재미로 점철된 콘텐츠에 반해 이메일을 썼다. 바로 답이 왔다. 나는 그녀의 책을 프로듀싱하고 싶다했고 그녀는 이미 작업 중이니 다음 기회에 보자고 했다. 궁금했다. 도대체 어느 출판사에서 이렇게 발이 빠르단 말인가. 책은 김영사에서 나왔다. ‘높은 곳’에 있으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수준과 흐름의 스피드와 절대량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말이 실감났다. 김영사다웠다.

그녀 김진수는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아예 펀 경영 트레이너로 변신한, ‘웃다가 성공한’ 여자다. 신나게(Fun) 독창적으로(unique) 보살피며(Nurturing) 사는 것이야말로 펀한 삶, 신나고 재미있는 삶의 요체라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미국에 건너가 잘하지 못하는 영어로 영어스피치클럽을 운영하고 재미없어 해고당한 주제에(?) 펀경영의 전도사로 실리콘 밸리의 비즈니스 멘토로 자리잡은 한 한국여자의 ‘역설의 성공학’이 재미있게 읽힌다. 책이건 강연이건 사업이건 삶이건 진수테리는 일관되게 재미있다. 그녀는 강연장에 청바지에 가죽 재킷을 걸치고 나타나 전문 래퍼와 함께 랩을 부르며 좌중을 휘어잡는다. 일방적인 강연이 아니라 청중과 교감하는 강연이 되려면 필요한 건 지식이 아니라 감성이라는 생각, 강연이 먹히려면 우선 그들이 강사인 자신을 좋아하고 공감해야만 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된 퍼포먼스다. TV를 통해 그녀의 이 같은 강연을 보며 나 역시 그 현장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미국인과 결혼하여 사는 그녀의 생활도 재미 일색이다. 그녀에게 세상은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모퉁이를 돌면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호시탐탐 재미를 노리고 기대하며 살기 때문이다. 지금 재미있고 행복하면 나중에도 언제라도 재미있고 행복할 수 있다는 삶의 자세 때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001년 7월10일을 진수테리의 날로 선포했다. 왜? 2005년 미국 ABC-TV에 의해 아시아 지도자 11인에 선정되었다. 왜? 2003년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소수민족 비즈니스 리더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 왜? 정답은 ‘펀펀해서’다.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과 세계기업을 ‘펀”으로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강철왕 카네기처럼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을 거느리고 그와 더불어 일하는 리더로 성장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설명한 F.U.N을 잡아야 한다고 그녀는 강조한다.

기업의 리더는 치어리더라야 한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 수 있으니 너무 심각하지 말라. 그러니 수시로 크고 작은 이벤트를 열어 직원들을 즐겁게 하고 회의시간조차 어떻게 하면 신나게 운영할 수 있을까 궁리하고 심각한 일일수록 유머로 처리하며 전직원의 리더화를 추진함으로써 신나게(Fun) 미션을 달성하자. 창의성이 기업의 현재이며 미래라는 인식을 하거든 회의문화를 바꾸자. 틀에 박힌 형식적인 회의 대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쿠키도 먹어가며 편안하고 열려있는 분위기에서 회의하자. 그러면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기업과 개인의 미래가 바라는대로 창조된다. 독창적으로(unique)미션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마지막 미션인 보살피며(Nurturing)미션을 달성하려면 외부에서 인재랍시고 영입하지 말고 이미 내 사람이 된 그를 인재로 만들자. 이것을 가능하려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집안의 고민도 회사로 가져오게 하고 실수와 잘못을 축하하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두 함께 잘 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자.

책에 첨부된 강연과 그녀의 뮤직비디오 DVD를 보며 올 여름 마지막 더위에 맞짱 떠보자. 뻔뻔하거나 펀펀하거나 한 진수테리의 열정에 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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